설득 분야 최고 권위자이자 커뮤니케이션학자인 이현우 한양대 교수는 신간 『거절당하지 않는 힘』에서 ‘저항은 설득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반응’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주변 인물들을 장기 추적한 일상 사례와 관련 심리 이론을 녹여 넣고, 혁신적인 심리 실험과 연구 자료를 결합해 저항을 이기는 23가지 처방을 제시한다. 저자는 적대적이고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설득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저항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그들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인 ‘거절의 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설득은 요란한 메시지를 만들어내고 설득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덧셈의 과정보다는 상대방이 스스로 설득자에 대한 불신이나 메시지에 대한 회의를 벗어던지도록 유도하는 뺄셈의 과정에 기초한다고 설파한다. 일찍이 1996년에 로버트 치알디니의 명저 『설득의 심리학』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 이 교수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그들의 설득 원칙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할 수 없음을 발견하고,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만의 설득 전략을 연구하는 데 주력해왔다. 저자는 ‘설득의 심리학’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거절의 심리학은 상대방의 저항을 없애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요즘처럼 공급능력은 넘쳐나지만 수요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을 때에는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결정권을 쥐게 된다. 설득 커뮤니케이션도 자연스럽게 내가 아닌 상대방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바뀌게 된다. 저자는 상대방의 저항을 핵심 개념으로 삼는 거절의 심리학은 설득의 심리학이 놓치고 있는 수많은 사각지대를 볼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한다.